인간이란 잊으려 하면 할수록 잊지 못하는 동물이다. 망각에는 특별한 노력 따위는 필요도 없는 것이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새로운 일들 따윈, 거의 모두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잊었다는 것조차 모르는게 보통이다. 어느 때 문득,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지,하고 떠올리기도 하지만 그걸 또 머리 속에 새겨 두지 않으니, 기억이란 덧없는 아지랑이의 날개처럼 햇살 아래 녹아 내려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 다음 순간, 할아버지는 또 내 복부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 주먹은 일주일 전보다 더 정확하게 명치에 꽂혔다. 나는 숨이막혀 꼴사납게도 메미 쪽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아직도 빈틈이 많아." 할아버지는 웃었다... 왜 그러세요, 하고 메미가 할아버지를 향해 항의했다. "그 아픔을 잊지 마. 인생이 얼마나 처절한지, 조금이나마 느껴둬."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추억은 달리는 기차 창 밖으로 던져진 짐짝처럼 버려진다. 시간은 흐른다. 바로 어제처럼 느껴지던 일들이, 매 순간 손이 닿지 않는 먼 옛날의 사건이 되어 희미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시간은 흐른다. 인간은 문득 기억의 원천으로 돌아가고 싶어 눈물 흘린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게 번잡하다. 마음이라는 부분이 육체의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모르는 탓도 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지만 어깨나 발목의 아픔과는 달리 어떻게 처리할 길이 없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나는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아픔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흘러가는 시간이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과거를 잊게 해 주리라 기원하면서.. < 냉정과 열정사이 中.. > / 츠지 히토나리 ... 藝盤예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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