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를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나는 생각한다 웃음소리와 울음소리 뒤섞인 시간이 내 눈자위를 따라 움직이고 그래, 그랬을지도 모를 기쁨 같은 어둠이 창을 넘어 내 이마에 박힌다 희망과 절망의 높이는 언제나 같았다 아무도 모를 일을 나만 아는 듯 포기할 수 없는 침묵을 데리고 떠돌았다 기대는 곳마다 바람이 일었다 나를 떠나 나를 바라보는 일은 잠시 즐거웠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놓인 어둠이 또 내 어께 위에 박힌다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내는 일이나 길 위에서 길을 잃는 일은 흔한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 더 흔한 것은 사랑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나의 전부였고 나의 일부였고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수용되는 물 같은 것이었다 나는 지금 어디로 보내지는걸까 문득 내 슬픔을 이용했던 헤어짐이랄지 푸성귀 같은 그리움에 목이 마르던 시간 그런 시간이면 내겐 늘 내가 없었다 어둠이 자리를 뜬다 풍경들이 눈을 뜨고 나는 눈을 감는다 무늬처럼 내가 흐르고 두어장 흑백사진 속에 나는 갇힌다 < 여행, 무늬같은 > / 김상옥 ... 藝盤예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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