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 한 그루 꼿꼿이 서 있다. 한때는 앰프방송 하나로 집집의 새앙쥐까지 깨우던 회관 옆, 그 둥치의 터지고 갈라진 아픔으로 푸른 눈 더욱 못 감는다. 그 회관 들창 거덜내는 댓바람 때마다 청솔은 또 한바탕 노엽게 운다. 거기 술만 취하면 앰프를 켜고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이장님과 함께. 생산도 새마을도 다 끊긴 궁벽, 그러나 저기 난장 난 비닐하우스를 일으키다 그 청솔 바라보는 몇몇들을 보아라. 그때마다, 삭바람마저 빗질하여 서러움조차 잘 걸러내어 푸른 숨결을 풀어내는 청솔 보아라. 나는 희망의 노예는 아니거니와 까막까치 얼어죽는 이 아침에도 저 동녘에선 꼭두서닛빛 타오른다. < 세한도 > / 고재종 ... 藝盤예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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