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이빠진 소리로 책을 읽었다
흑색 칠판을 따라 권태과 고통의 비늘들이 떨어지고
나는 몇개의 말들에 취하여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단 한장의 시험지로 인생을 체점 당하고
나는 답안지에 또 알 수 없음이라고 썼다
이 낯설고 사실적인 교실속에서 애매한 삶을 방뇨하는 오후
크고 딱딱한 해가 오후의 페이지를 넘긴다
이젠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꺽어진 골목으로 아이들은 사라지고
희망을 덫칠한 별들이 가슴팍에 들어섰다
어둠이 달빛속에서 대지와 교미하는 밤
그러나 음악은 새벽에야 비로소 들려왔다
거칠고도 흰 음악들이 나의 이빨을 부러 뜨릴때마다
나의 삶은 짧은 서정으로 어둠속을 더듬고
상념의 끝에선 닭도 울어 주었다
그때 나는
이 세상의 끝에서 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 학창시절 > / 안민달


                                   
                                      ... 藝盤예반 *.*
         


 
블랙홀(Black Hole) - 깊은 밤의 서정곡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물음' ♬  (0) 2020.06.04
'사랑의 말' ♬  (0) 2020.05.28
'일기' ♬  (0) 2020.05.14
'저녁의 노래를 들어라' ♬  (0) 2020.05.07
'가난한 날의 추억' ♬  (0) 2020.04.3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