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폭포의 삶을 살았다, 고는 말할 수 없지만

폭포 주위로 날아 다니는 물방울처럼 살 수는 없었을까
쏟아지는 힘을 비켜갈 때 방울을 떠 있게 하는 무지개;
떠 있을 수만 있다면 空을 붙든 膜이 저리도록 이쁜 것을

나, 나가요, 여자가 문을 쾅 닫고 나간다.
아냐, 이 방엔 너의 숨소리가 있어야 해,
남자가 한참 뒤에 중얼거린다.

2
이력서를 집어넣고 돌아오는 길 위에 잠시 서서
나는, 세상이 나를 안 받아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파트 실평수처럼 늘 초과해 있는 내 삶의 덩어리를
정육점 저울 같은 걸로 잴 수는 없을까.
나는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아이들이 마구 자라
수위가 바로 코밑에까지 올라와 있는 생활;

나는 언제나 한계에 있었고
내 자신이 한계이다.
어디엔가 나도 모르고 있었던,
다른 사람들은 뻔히 알면서도 차마 내 앞에선 말하지 않는
불구가 내겐 있었던 거다.
커피 숍에 앉아, 기다리게 하는 사람에 지쳐 있을 때
바깥을 보니, 여기가 너무 비좁다.

3
여기가 너무 비좁다고 느껴질 때마다
인도에 대해 생각한다.
시체를 태우는 갠지즈 강;
물위 그림자 큰 새가
피안을 끌고 가는 것을 보고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기절해 쓰러져버린 인도 청년에 대해 생각한다.
여기가 비좁다고 느껴질 때마다
히말라야 근처에까지 갔다가
산그늘이 잡아당기면 딸려들어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 여행자에 대해 생각한다.

                    < 等雨量線 1 > / 황지우


           
   
                                                      ... 藝盤예반 *.*


 
Greg Lake / Epitaph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젖은 길' ♬  (0) 2019.02.15
'病' ♬  (0) 2019.02.13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0) 2019.02.08
'환상통' ♬  (0) 2019.02.06
'반성 743' ♬  (0) 2019.02.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