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밝아진 날에는 들을 수 있다. 밖으로 가는 노인의 발 소리를 물은 찰랑거린다. 그의 푸른 물통 속에서 그가 밭에 도착할 때 쯤이면 물통에는 물이 반만 남는다. 반쪽에는 피가도는 그의 몸처럼 물은 찰랑거리며 그의 낡은 바지를 적시고 마른 길 위에 매일 젖은 길 하나를 낸다. 그 길은 오후가 되기전에 사라져 버리곤 했지만 사라진 길위에 다시 젖은 길을 내는 그를 나는 어느새 상추나 쑥갓, 아욱처럼 기다리게 된 것이다. 며칠째 그가 지나가지 않고 오늘은 내가 물통을 들고 그의 밭으로 갔다. 그가 네번 오갈 것을 나는 두번만에 물을 다 주었다. 잘 자라난 상추나 쑥갓, 아욱, 파, 시금치 들에게 그러나 돌아서는 순간 깨달았다. 푸성귀들을 키운 것은 물이 아니라는 것을 반통의 물을 잃어버린 그의 발자국 소리였다는 것을 < 젖은 길 > / 나희덕 ... 藝盤예반 *.* Ambrosia - Drink Of Water |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흔 , 사이버 거리로 가출' ♬ (0) | 2019.02.20 |
---|---|
'원무' ♬ (0) | 2019.02.18 |
'病' ♬ (0) | 2019.02.13 |
'等雨量線 1' ♬ (0) | 2019.02.11 |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0) | 2019.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