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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사람은 비교의 원리를 초월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우며,
   실로 우리들이  남편을 사랑하는 그 마음은 차라리 우리 속의 한 가닥 본능처럼도
   단순하며 무의식한 가운데 이루어진다는 걸 수긍하기에 이릅니다.

     우리가 남편을 사랑함은 바로 그 사람을 통해서만 우리의 인생이 있다고 믿는  그 탓이며,
   내 인생속의 두드러진 건축물이 바로 그 사람이요, 다른 말로  표현해서 그는 곧
   영원한 약속과 같은 남자였기 때문입니다. 모든 꿈을 덮어 버리는 현실이며,
   모든 시간위에 새겨지는 발자국을 그들은 역력히 남기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남편은 그 아내의 생애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으며, 다른데 옮길  수 없는
   절대의 원심(圓心)인 탓으로, 되물릴 수 없는 서원(誓願)의 생생한  증표(證票)인 탓으로,
   동시에 지엄(至嚴)한 말씀으로 하늘이 위의 모든 마음을  품도록 시키시는 묵언의 명령 그 탓으로,
   여인들은 무한정 남편을 섬기고 아끼고 사랑해 가는 줄 압니다.

     아니 오히려 더 정직하고 더 근원적인 이유는 아이들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내 자식과 그 사람이 천륜(天倫)의 끄나불에 매여 있다는 실로 그 한가닥  오성(悟性)이 짚어 주는  
   높고 질기고 참 기막힌 마음 있어, 그 때문에 이리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위의 모든 이유와 그 이론으로써 사랑하기에 앞서 가장 단순하게  
   오직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한다는 마음이 되어 살고 싶습니다.
   행복이나 영원에 대한 욕구보다도 더 순열(純熱)한 바람으로 남편을 원하며,  
   담담히 그리고 한없이 사랑하고 싶어서만 사랑한다는 마음이 되어 있고 싶습니다.

     <여자는 누군가에 관해 얘기하고 싶어하고 남자는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는 말이
   어느 책에 쓰여 있었습니다만,

   애당초 남자들은 일을 위해 생겨  나고 욕망에 붙잡히길 잘하도록 만들어진 데에 비해,
   여성은 언제나 사람에  집착하여 누군가에 연결되는 피 묻은 애환으로 자고 새기 마련인 듯 보입니다.
   여인들은 항시 몰아(沒我)의 열정으로 사랑하는 이를 붙잡아 들이려 하고,
   저들  남성은 오히려 이를 벗어나려 몸달아 하는 이 모순과 불합리가
   새삼 아프고 기이(奇異)한 볼거리인 것입니다.
   그런대로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때로 참을 수 없는 일도 참고, 굽힐 수 없는 일도 굽혀 주며
   신뢰와 겸양과 거듭거듭 씨 뿌리는 계획으로, 다시 그걸 가꾸어 올리는 생할의 실천으로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유감스럽게도 경멸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고뇌에 이르러 보지 않은 남자가
   사랑에 대해 과연 무엇을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는  니이체의 말입니다.
   하나의 사랑은 많은 곤혹(困惑)에 부딪히고 무수한 상처를 입으면서 조금씩 닦여 가는 구슬과 같습니다.
   짧은 한때 숨가쁘고 격렬하게 지내기 보다는 긴 시간을 두고 차분하며 믿을 수 있는 깊이를 쌓아 갈 궁리를
   마음 안에 담으십시다.


     <소유는 적으나 존재는 넉넉하게.>란 말도 있지만, 저마다의 생명 안에  무엇을 담으며
   어떻게 넘치려 하는가에 있어서도 아울러 속 깊이 이를 긍정하고  여기에 전념(專念)하는 시람,
   그럼으로써 정녕 사는가 싶게 살아 가는 연인들이 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To be Continued.....

                                                                                   <진실로 사랑하기 위하여> /김남조

                                                                                                                                                                         ...藝盤 예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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