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몰랐다 그때의 기타소리가 십일 년이 지나서 꽃 잎 한잎을 떨어트리며 현기증처럼 흔들리는 봄바람 같은 공명으로 다가 올 줄이야 세상의 바깥엔 빛이 있었고 그 중심의 자리엔 갑작스런 정전 같은 귓전의 쇳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그 노래를 기억하지 못한다 한 사람의 응시는 나를 뚫고 푸른 곰팡이가 핀 벽지 위에 나의 안면을 판박이하였다. 나는 판박이 얼굴을 손톱으로 긁었다 다 자란 손톱사이로 파고들어 때 낀 그 날은 오래도록 빠지지 않았다 추억이란 마모되면 수만 년이 지난 어느 날 또 다른 이름, 어느 어두운 방이 방사사선이 들여다보이는 찰나의 화석 그때에도 누군가 쓸쓸한 웃음 지을까? 어쩌랴 그날은 지나갔다 이름을 갖지 못한 행성이 먼 훗날, 우주를 한 바퀴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든지 아니면 지구가 궤도를 이탈해 그 시간의 이름표를 찾아 가던지 < 찰나의 화석 > / 윤병무 ![]()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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