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밤부터 시작되는 곳
늦은 밤
마로니에 길을 지나칠 땐
휘황한 불빛과 넘치는 젊음에 놀라
시계를 쳐다보고 다시 놀라는 곳.

어쩌다 마로니에 공원의 아침을 지나칠 땐
간밤의 열정 대신
옹송그린 채 벤치에 잠들어 있는 모습들에
저절로 고개가 돌려지는 곳.

연극과 음악회 포스터가 수시로 바뀌어도
전혀 바뀌지 않는 일들이
몇 년 째 계속되어 오고 있는 곳

오후 다섯시면 길게 줄지어
밥을 타서 먹고
마로니에 공원에서 사라졌다가
밤새워 쏟아놓은 젊음의 온기를 덮으며
잠이 드는 사람들의 마지막 낙원인 곳.

마로니에 공원이 문화의 터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하루에도 무수히 바뀌는 주인들 때문이기도 하리.



              < 마로니에 공원의 주인 > / 조성심

                                      
        
                                  ... 藝盤 .


Chicago - Saturday In The Park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