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외진 첨탑 끝에 빨래가
위험하게 널려 있다.그곳에도 누가 살고 있는지
깨끗한 햇빛 두어 벌이집게에 걸려 펄럭인다.
슬픔이 한껏 숨어 있는지
하얀 옥양목 같은 하늘을
더욱 팽팽하게 늘린다.
주교단 회의가 없는 날이면
텅 빈 돌계단 위에 야윈 고무나무들이
무릎 꿇고 황공한 듯 두 손을 모은다.
바람이 간혹 불어오고
내 등 뒤로 비수처럼 들이댄
무섭도록 짙푸른 하늘.

                 < 어떤 개인 날 > / 노향림 
                                        
        
                               ... 藝盤 .


The Bee Gees - With the Sun in my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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