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두운 골방에 앉아 하루 종일 봉투 만들고 라면으로 끼니를 잇는 노파를 아신다면, 하느님, 내가 외롭단 말 못 하게 하세요. 쉽게는 서울 남쪽 변두리를 걸어서 신흥 1동, 2동 언덕배기 하꼬방을 보세요. 골목길 돌아서며 피 토하는 소년을 아신다면 엄마를 기다리는 영양실조도 있었어요. 하느님, 내가 사랑이란 말 못 하게 하세요. 당신의 아들이 아직 인자(人子)로 살아 있을 적에도 먼지 쓴 신자(信者)의 회초리가 드세기도 하더니 세계의 곳곳에는 그 사랑의 신자들 가득하고 신자에게 맞아 죽은 신자들의 시신(屍身), 내 나라를 사랑해서 딴 나라를 찍고 하느님 영광을 찬송하는 소리 들어 보세요. 고통도, 사랑도, 말 못 하는 섭섭한 이 시대 시인의 용도는 무엇입니까. < 시인(詩人)의 용도(用途) > / 마종기 ![]()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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