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다는 게 어쩌면 발품 들이는 일이다 싶어 이레 동안 걸어서 땅끝마을 찾아가는데 발에 신이 맞지 않아 생각에 몸이 맞아 않아 물집 잡힌 것들 끄집고 어느 민박집 여주인의 곰삭은 사투리 안주 삼아 잎새주 몇 잔 흩뿌리고 등걸잠 들었다가 아침에 눈떠보니 비닐 장판 위 사뿐히 내려앉아 있는 모기향의 흔적들 똬리를 틀고 둥글게 돌아가는…… 세상에! 어쩌면 모기향 모습 그대로일까 보면 볼수록 젊은 시절 무심코 지나왔던 길들이 언뜻언뜻 떠오르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 흔적 > / 서춘기 ![]()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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