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 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 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장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


              
< 여름엽서 > / 이외수

    
          
                                ... 藝盤 *.*

Please Mr. Postman · The Marvelettes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남자의 안경' ♬  (0) 2017.08.01
'빗속으로 가는 가벼운 고독' ♬  (0) 2017.07.31
"Dear Little Mother" ♬  (0) 2017.07.29
'실비' ♬  (0) 2017.07.28
'기억은 끈끈이 주걱' ♬  (0) 2017.07.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