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직 젊으시다. 추운 밤 길목에 서서 늦은 누이동생 애인처럼 기다리신다. 내 아버지는 머리가 훤한 반백색, 아직 아직도 젊으시다. 오늘쯤 눈이 오려나 흐린 날씨면 말없이 브람스에 귀 기울이셔. (그때 메뉴휜은 열다섯 살, 카페가 있고 땅콩과 홍차, 젊음을 보낸 나라는 하늘이 흐렸지.) 저기 어머니를 불러 앉히시고 "그렇지?" 처음 만난 부끄러움같이 서로 눈감고 브람스에 귀 기울이셔. 첫눈이 온다. 어두운 초저녁에 첫눈이 온다. 나는 친구랑 밤길을 걷고 남은 아버지. 혼자서 술잔이나 기울이신대- 아버지 젊으실 땐, 아니 참, 아직 젊으시지. < 내 아버지는 > / 마종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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