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위에 한 사내


수평으로 나란히 전진해야 하는 바퀴들
구른다, 그때마다 살 끝에서 잘리워지는
햇살들, 같이 아파할 겨를도 없이
회생한 그림자 속에 웃음들이
쏟아진다

추억이 현실을 앞서갈 수는 없어
뒷바퀴가 따르는 만큼의 일정한 거리로
앞서가는 또 하나의 둥근 얼굴이 있어
나는 늘 그 사이 수평의 불안감으로
페달을 밟는다
수많은 이름들의 햇살을
만들고 지우며 다시 만들고

바퀴들이 나아가는 만큼
어깨를 뒤로 젖혀 자리를 옮기는
돌멩이들 가끔 그들의 이탈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그럴 때마다 나는
모퉁이에 다가선다
한번쯤 얄팍한 끈으로 브레이크를 잡지만
가는 몸 부대끼며 쇳소리 우는 불안을
감당할 수는 없어
아직 숙련된 멈춤을 배우지도 못했는데

두 바퀴 위에 한 사내
간혹 세 바퀴, 네 바퀴 위에 아이들
보인다 추억과 현실을 저울질하듯
위태로운 페달을 밟는다
 
               < 자전거에 대하여 > / 윤을식

 
                                           
                                        
                                          ... 藝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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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 - Bicycle 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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