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요,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지상의 가장 높은 산보다 더 높다는 그곳은
도대체 얼마나 험준한 것이겠습니까.
새벽이 되기 전 모두 여장을 꾸립니다.
탈것이 발달된 지금 혹은 자가용으로, 전세 버스로,
더러는 자가 헬기로, 여유치 못한 사람들 도보로 나섭니다.

우는 아이 볼기 때리며 병든 부모 손수레에 싣고
길 떠나는 사람들,
오기도 많이 왔지만 아직 그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더러는 도복을 입은 도사들 그곳에 가까이 왔다는
소문을 팔아 돈을 벌기도 합니다.

낙타가 바늘귀 빠져나가기 보다 더 어렵다는 그곳,
그러나 바늘귀도 오랜 세월 삭아 부러지고 굳이 더이상
통과할 바늘귀도 없이 자가용을 가진 많은 사람들,
벌써 그곳에 도착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건너가야 할 육교나 지하도도 없는 곳,
도보자들이 몰려 있는 횡단보도에 연이은 차량,
그들에게 그곳으로 가는 신호등은 언제나 빨간불입니다.
오랜 기간 지친 사람들, 무단 횡단을 하다가 즉심에
넘어가거나 허리를 치어 넘어지곤 합니다.
갈 수 없는 그곳, 그러나 모두 떠나면 누가 이곳에 남아
씨 뿌리고 곡식을 거둡니까.

아름다운 사람들, 하나 둘 돌아옵니다.
모두 떠나고 나니 내가 살던 이곳이야말로
그리도 가고 싶어하던 그곳인 줄을 아아 당신도 아시나요.
 
                   < 갈 수 없는 그 곳 > / 반칠환 

 
                                           
                                        
                                          ... 藝盤 *.*       

갈수없는 나라 -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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