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불빛이 꺼지고 가슴을 찍어 내리듯 구멍가게 셔터문이 내려지고 얼마나 흘렀을까 서성이며 발 구르던 사람들도 이젠 보이지 않고 막차는 오지 않는데 언제까지 나는 막차를 기다리는 것일까 춥다 술취한 사내들의 유행가가 비틀거린다 빈 바람을 남기며 골목을 돌아 사라지고 막차는 오지 않을 것인데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할 것처럼 발길 돌리지 못한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는 일 같은 것이 아닐지 막차는 오지 않았던가 아니다 막차를 보낸 후에야 막차를 기다렸던 일만이 살아온 목숨 같아서 밤은 더욱 깊다 다시 막차가 오는 날에도 눈가에 습기 드리운 채 영영 두발 실을 수 없겠다 < 기다렸음으로 막차를 타지 못한다 > / 박남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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