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밤은 길다 수녀들이 지나가고 신부들이 지나가고 골판지 박스가 오고 신문지들이 오고 밤은 천천히 걷는다 소주병들이 여기저기 흩어지며 욕설을 폭죽처럼 터뜨린다 차곡차곡 쌓인 하루 위에 몸을 눕히면 잠 속으로 발자국이 찍히고 아직 밥을 먹지 못한 영혼이 휘파람 소리를 키운다 밤은 저 홀로 깊어가고 잠들지 못한 이들의 신발은 발레를 하듯 절뚝인다 < 노숙일기 > / 전기철 ... 藝盤예반 *.* 바람과 나 · 한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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