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사람들의 거친 물살에 떠밀려 세상이 뱉아놓은 그물에 덥석 걸려들기도 하는 멍청한 섬이었다 세상은 물론 망망대해였다 그렇게도 용솟음치던 바다 내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섬 하나를 삼킨 아득한 바다 어둠만 꽉꽉 내 몫이었다 나는 바다를 향해 손을 휘저었다 그러나 바다는 귀가 다 잘려나가고 원시의 칠흙 같은 소리만 우우- 내 귀를 때렸다 차츰 부력이 빠지기 시작한 섬, 서서히 침몰하고 있었다 멀리 희미한 등대들이 빠진 부력을 뗏목처럼 타고 올라 또 다른 어둠으로 메우기 시작했다 로빈슨 크루소라고 이름 부르는 이상한 경보신호만 들리는 듯 했다 < 멍청한 섬 > / 박선희 ... 藝盤예반 *.* ISLANDS - King Crimson |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잎의 여자' ♬ (0) | 2025.01.16 |
---|---|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 (0) | 2025.01.09 |
'노숙일기' ♬ (0) | 2024.12.19 |
'나의 시' ♬ (0) | 2024.12.12 |
'아직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 (0) | 2024.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