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수채화처럼 정겨운

어느 오후에
햇볕은 커튼 레이스 사이로 나의 어깨를
비추고 그림자는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우리는 안락한 의자에 몸을 기대어
커피 한 잔의 향기 속에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나 이토록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도
그대는 에밀리 디킨슨처럼 말하며,
나는 로버트 프로스트처럼 대꾸한다

우리는 이처럼 대화의 핵심을 찌르지 못 한채,
전혀 다른 문학성을 지닌 매너리즘의 인간들처럼
공허한 대화만을 주고 받는다

시간의 흐름 따위엔 무관심한
우리의 엇갈리는 대화와 피상적인
탄식이야 말로 우리들 불행한 삶에
유령같은 존재로 서로 반목하며 지내는
민족의 국경선처럼 우리를영원한 이방인으로 만든다


  < 엇갈리는 대화
>
                                                                             / 폴 사이먼 'The Dangling Conversation'
                                               
                         ... 藝盤예반 *.*
 


The Dangling Conversation - Simon & Garfu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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