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며시 다가와서
나의 어깨를 툭치며
아는 체 하는
그런 詩.
대수롭지 않게
스쳐가는 듯한 말씨로서
가슴을 쩡 울리게 하는
그런 詩.
읽고 나면
아, 그런가부다 하고
지내쳤다가
어느 순간에
번개처럼
번쩍 떠오르는
그런 詩.
투박하고
어수룩하고
은근하면서
슬기로운
그런 詩.
슬며시
하늘 한자락이
바다에 적셔지 듯한,
푸나무와
푸나무 사이의
싱그러운
그것 같은
그런 詩.
밤 늦게 돌아오는 길에
문득 쳐다보는,
갈라진 구름 틈서리로
밤하늘의
눈동자 같은
그런 詩.

               < 이런 詩 >
/ 박목월 

                                         
          ... 藝盤예반 *.*
 




FRANK MILLS - THE POET AND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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