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열매를 보고 자란 것은 아니다
내게 삶은 그렇게 달디단 것은 아니었다
지리한 연대기의 어느 마디에서 혁명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리라 믿었던 건 더욱 아니다
내게 삶은 그렇게 아름다운 게 아니었다

길지 않은 생의 어느 순간에 스윽─베어져
허연 속이 무방비로 드러나는 치욕의 나날
여기서 끝나도 좋았다, 끝장이 나도 좋았다
처음부터 끝을 바라보고 자란 것은 아니다
내게 삶은 그렇게 분명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모든 게 끝났다고는 생각 마라
끝장나도 좋은 순간에 내 삶은 시작된다
절망으로부터 나는 부활하는 것이다
봐라, 거칠고 밋밋한 몸통의 옆구리며
겨드랑이에 솟구치는 내 푸른 날개를

               < 행운목 >
/ 정해종 

                                       
           ... 藝盤예반 *.*
 




The Coasters Sh Boom Life Could Be 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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