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줄자와 연필이 놓여 있는 거리 그 거리에 바람이 오면 경계가 서고 묵직한 잡지 귀퉁이와 주전자 뚜껑 사이 그 사이에 먼지가 앉으면 소식이 되는데 뭐하러 집기를 다 들어내고 마음을 닫는가 전파사와 미장원을 나누는 붉은 벽 그 새로 담쟁이 넝쿨이 오르면 알몸의 고양이가 울고 디스켓과 리모콘의 한 자 안 되는 그 길에 선을 그으면 아이들이 뛰어 노는데 뭣 때문에 빛도 들어오지 않는 마음에다 돌을 져 나르는가 빈집과 새로 이사한 집 가운데 난 길 그 길목에 눈을 뿌리면 발자국이 나고 전봇대와 옥탑방 나란한 키를 따라 비행기가 날면 새들이 내려와 둥지를 돌보건만 무엇하러 일 나갔다 일찌감치 되돌아와 어둔 방 불도 켜지 않고 퉁퉁 눈이 붓도록 울어쌌는가 < 화양연화(花樣年華) > / 이병률 ... 藝盤예반 *.* KC & 토이 (TOY) - 혼자 있는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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