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엄마 생일날 오지 못해서 매우 섭섭했단다.
보내 준 카네이션은 무척 탐스럽고 예뻤단다.
나는 소시지를 다져서 잘라 놓고 기다렸는데
네가 당연히 올 줄 알았고
너는 소시지를 좋아했으니까.
이졸데 아줌마는 내게
에나멜을 칠한 가죽 핸드백을 선물했단다.
  아버지는 글쎄 엄마 생일을 잊어 버리시고...
  좀처럼 그러지 않으시는 분인데 어쩌다가...
나는 한동안 속이 상했지만
과자를 만들고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마음이 돌아섰단다.
기침은 어떠니?
엄마는 걱정이 돼요.
기침 같은 것은
오래 두면 좋지 않아요.
속에 받쳐입을 네 조끼를 떴는데
너무 작지 않을지 모르겠구나.
네가 있으면 요리조리 재어 보고 맞출 수 있을 텐데.
크라우제씨네 큰딸이 며칠 전에 아기를 낳았단다.
글쎄 아빠가 누구인지를 그 애 자신도 모른다는구나.
세탁할 속옷들은 너무 모으지 말고 빨리 보내렴.
나는 아버지를 졸라서 새옷을 한 벌 샀단다.
좀 젊게 보이려고 머린블루의 밝은 원피스를 골랐단다.
요즈음 장조림할 고기는 새로 생긴 수퍼에서 산단다.
그 편이 킬로당 10페니 싸거든.
너는 벌써 두 달씩이나 집에 오지 않았구나.
하루라도 좋으니 한 번 다녀갔으면 좋겠구나.
엊그제는 신문을 읽었는데
나는 걱정이 많이 되더구나.
큰 도시에서는 무서운 일이 많이 일어나더구나.
하숙집의 식사는 어떠니?
아줌마에게 부탁해서 매일 저녁
계란을 두 개씩 버터로 프라이 해 달라고 해라.
   빨리 결혼하면 좋으련만...
결혼하면 모든 것이 달라져요.
귀가 닳도록 일러 줘도 통 엄마 말을 듣지 않으니 참.
이번에 방에 세든 사람은 약혼녀가 있단다.
가끔 놀러 오는데 그 일만 아니라면
아무 탈이 없는 사람이야.
글쎄 그 약혼녀가 언제나 다른 사람이지 뭐니.
그런 자질구레한 일들을 빼놓으면 별일이 없단다.
편지종이가 다 되어 가는구나.
이제 그만 쓰고 역 앞의 우체통에 가서
빨리 넣고 와야지.
그리고 참 또 생각나는 일이 있구나.
고깃간집 스테판씨네 부인을
얼마 전에 극장 앞에서 만났는데
그 집 둘째딸 메르나가 글쎄
너를 무척 좋아한다는구나.
아주 오래 전부터 너를 좋아했대요.
엄마는 좋은 처녀라고 생각한다.
그래 그 일은 다음 기회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자.
아버지도 안부를 전하신다.

   『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엄마가 보고 싶을때)』
                                                                                        / 에릭 케스트너

                                                     ...藝盤예반 *.* 



All My Loving · The Kennedy Choir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해지기 위해 ..  (0) 2009.01.28
무너지는 것은 ..  (0) 2009.01.27
자살은 안 돼 ..  (0) 2009.01.25
신의 모든 것을 혐오 ..  (0) 2009.01.25
女人 ..  (0) 2009.01.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