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어머니는 뜰의 잡풀을 뽑으시다가 마루의 먼지를 훔치시다가 손주와 함께 찬밥을 물에 말아 잡수시다가 먼산을 넋놓고 바라보시다가 무슨 노여움도 없이 고만 죽어야지, 죽어야지 습관처럼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 것이 이젠 섭섭지 않다 치매에 걸린 세상은 죽음도 붕괴도 잊고 멈추지 못하는 기관차처럼 죽음의 속도로 어디론가 미친 듯이 달려가는데 마른 풀처럼 시들며 기어이 돌아갈 때를 기억하시는 팔순 어머니의 총기(聰氣)! < 어머니의 총기 > / 고진하 ... 藝盤예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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