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장수의 웃음' ♬

바람부는 날 아침 우리집 골목에 연탄을 배달하는 연탄 장수의 이가 더욱 시리다. 연탄은 분서져서 옷은 해지고 얼굴을 까맣지만 웬일로 연탄 장수는 자꾸 웃는 것일까 연탄 장수는 나를 보고 활짝 웃는다. 눈물 감춘 청결한 웃음 아침저녁 만나는 그의 웃음이 추운 이 마을의 황소 가난을 겨우 연탄 한 장으로 녹이어낸다. 새끼줄에 연탄을 두 장 혹은 세 장씩 꿰어들고 오늘도 매달린 산 번지를 오르내리는 유난히 시린 그의 흰 이를 생각하면 나는 외상으로 산 그의 연탄값을 떼어먹을 수가 없다. 그의 두 손에 매달린 연탄같이 올망졸망 매달린 그의 자식들을 벌어 먹이고 속살이 눈빛같이 흰 그의 아내를 뜨겁게 녹여주고 안아줘야 할 연탄 장수의 눈물겨운 웃음 나는 외면할 수 없다. 몸은 고되고 살림이야 어렵지만 눈물 비친 단단한 웃음 바람부는 날 아침 만나는 그의 흰 이가 더욱 시리다.                     < 연탄 장수의 웃음 > / 정대구                                                                                               ... 藝盤예반 ＊.＊    Nell - 기억을 걷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