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동성로에서.

길거리 리어카에 쌓여있는 예쁜 인형들을 봤어..

그녀랑 한동안 구경하다

작은 놈 몇 개랑 꽤 큼지막한 곰돌이 녀석을 샀는데..

그걸 가슴에 안은 그녀랑 그러고 돌아다녔네..

지나는 사람들이 힐끔 힐끔..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커다란 놈을 애기처럼 가슴에 안고는

커피도  마시러 갔다가.. 쫄면집도 갔다가..

괜히 나만 쭈뼛쭈뼛, 사람들 눈치를 봤어..

나는 속으로 말했지..

'이봐요 들.. 곰돌이를 껴안고 있는 예쁜 사람 보이죠 ?

그녀가 내 인형이에요.. 말하는 내 인형,

나랑 마주보고 숨쉬는 내 인형이라구요..'

 

                                                                                          ... 藝盤예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