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돌아가버린 한적한 오후의 도서관에서
내가 생애처럼 긴 담배를 피워물 때
어디서 작은 새들이 날아와
처음 보는 이름으로 움직이고, 꽃들은
낡은 외투에 손을 꿰는 아이들의 손끝마냥
불쑥 피어오르고 있었다, 외상값
정리되지 않은 외상값에 대한 생각처럼
나는, 그 어떤, 나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집요한 상념에 잠기어 있었는데, 비가 내려
내 생각의 한가운데로 비가 내려, 그 무엇이
속삭이고 있었다, 하늘 한구석에서
누군가 또 낚시질을 하고있군, 글쎄
비 내리는 오후는 저녁처럼 어두워져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두운 하늘에 검은 말 한 마리
지나가고 있었다, 저기 저 비에 젖은 별들은
진흙탕의 세월을 지나온 시간의 말발굽이야, 그 무엇이
속삭이고 있었다, 잔인한 추억이지 뭐
나는 담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 나지막한 속삭임에게 들려주었다
다 잔인한 추억이지 뭐

                < 그 무엇이 속삭이고 있었다 > / 박정대

  
                     
                                                       ... 藝盤예반 *.*                          
                                                    

Mockingbird The Enid & CBSO (Robert Godfrey's original 1970 arrangement for Barclay James Harv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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