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대도 이 밤 허공 위에 몸을 눕히시나요 세상은 온통 빙판이 되어 얼어붙고 폐타이어를 태우는 연기처럼 전운은 지구 한쪽을 감돌아 머리 위에 내리는데 겨울 몇 달 저는 병치레나 하며 보내고 있어요 비극도 아닌 것을 쿨럭이며 쿨럭이며 머리맡에 빈 약봉지만 던져두고 있어요 생의 일관성을 흩어 놓는 무력감과 싸우느라 단호해지지 못하고 있어요 수시로 결단하던 그대도 저처럼 사소한 것들로 인해 순식간에 균형을 잃는 날이 있을까요 제 영혼의 염증 따윈 한 순간이지요 이렇게 동파 되는 때가 있을 뿐이지요 저도 이 도시의 거대한 성곽 한 모퉁이 쓸쓸한 허공 위에 몸을 눕히고 있지만 저만 오래도록 늦겨울은 아닐 거예요 제 몸에 든 얼음도 언젠가는 녹을 거예요 빈 가지를 때리는 저 바람, 바람으로요. < 겨울편지 > / 도종환 ![]()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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