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이 옆에서는 아무 질문도 하지 말 것.
침묵으로서, 그에 합당한 예의를 갖출 것. 
그 옆에서는 다만 공손함으로써 그 영혼에 합당한 예절을 
갖출 것.
요란스러운 화장기를 벗길수록 인간의 영혼이란 
고통, 그 자체에 지나지 않는 것, 살아온 날들과 또 살아야 할
수많은 날들의 두려움에 대하여 지상(至上)의 위안이란 마
치 간섭과도 같은 것.
그것은 또한 내가 내 스스로에 행하는 강요와도 같은 것.
때때로 침묵함으로써, 이 시간에 나는 마음과 영혼과 빈 손
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느끼고 있다.
뼛속 깊이 찔리는 그 실감나는 시간의 축적인 영혼.
흔히 바쁘게 지나치다가도 유정한 눈길을 주다 보면
백지는 비어 있음으로써 충일한 불을 켜고 있다.


                 < 白紙 3 > / 조정권 


       
                                                        ... 藝盤 *.*

해바라기 - 사랑은 외로움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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