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뱃속에서 나는 비행기를 접어 날리며 놀았다
아픈 그 여자 숨어서 울 때마다 비가 왔다
그럼 나도 종이로 우산을 접고 따라서 우는 척했다
그 여자 뱃속은 늘 김이 서린 목욕탕의 거울
어느날은 거기 네모난 삼각형을 하나 그렸다
삼각형인데 각이 네 개나 되지
대각선도 그을 수 있었다
어수룩한 천사들을 붙들고 수다를 떨었던 것이다
기억에, 태어나던 날 도립병원에는 큰 불이 났고
불 그림자 일렁거리며, 난
이 이상한 세상을 향해 힘껏 팔을 뻗었던 것이다
백의(白衣)의 바보들은 놀라 주춤 물러섰지만
그 여자, 젖은 나를 꼭 겨안으며
네모난 삼각형을 그려보이며 기절했다, 오오!
어머니가 삼십년을 습작하여 발표한최초의 시집(詩集)
그게 바로 나였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이다

           < 네모난 삼각형 > / 김중


   
                                                        ... 藝盤 *.*

P. P. Arnold - The First Cut Is The Deep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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