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날려 버스로 올라가는 여자의 치마끝을 보았던가. 사람들이 풍선처럼 떠다니는 아침 가라앉은 몸을 부풀리려고 나, 속물의 대로를 나선다. 절망도 부드러운 가지 휘어지듯 꺽이지 않을 정도로만 빨아먹는 몸 나, 새벽의 도둑처럼 빌딩에 스며든다. 사랑이 필요하냐고? 돌아보면 익숙한 세속의 몸짓이 진짜보다 더 그럴듯한데 너와의 생이별이 아프냐고? 손수건으로 슬쩍 눈을 가리고 울었을 뿐. 순수의 시절은 유행가 되어 헬스클럽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올 뿐. < 도시의 손바닥 > / 정은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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