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람 손가락이 열 개인 까닭에 십진법이 생겼다고 한다 이 손이 소처럼 뭉툭했다면 번잡한 삶 얼마나 단순하고 평화로웠겠는가 새의 날개 같았다면 가볍게 떨리는 마음으로도 얼마나 멀리 날아갈 수 있었을까 내 손은 나날이 내게서 멀어져 간다 낡은 도자기처럼 은은하게 잔금이 깔리고 푸르렀던 힘줄도 스웨터에서 풀려 나온 실처럼 느슨해져 세상을 움켜쥐기보다 누구나 손잡기 쉽게 되었다 이 손 강 같았으면 남원 어느 샛강처럼 둔덕을 끼고 느리게 돌아가는 강 같았으면 신발 벗어들고 생을 건너다 흰 발등 내려다보며 아득해진 마음이여 그 마음 쓰다듬는 얕은 강이여 내 손 그런 강 같았으면 < 손에 강 같은 평화 > / 장경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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