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것 다 가지고 사는 사람 있는가
내 어머니의 연탄구멍 같은 교훈이 석유난로 위에서 김을 낸다
오랜만에 숭늉이 끓는다
어머니의 어머니는 딸을 두고 일찍 재가하셨고
세상에서 유명한 구멍 속으로 발을 들여놓으셨다
구멍만을 디디고 이길까지 오신 어머니는 온통 세상이 혼자뿐인 것 같아
자식 스물을 꿈꾸셨지만 결국은 구멍에다 나를 빠뜨리셨다
한 길 가는 생명이 바람이 내어준 길을 따라 코를 열고 바빠할 때
난 듣는다 또 숭늉 끓이는 소리와 탄식은 탄식을 낳는다는 소리를
어머니는 살아계시지만 그 말을 어머니의 살아계시는 유언이라 믿는다
세상의 문이 고쳐져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기까지
갖고 싶은 것 다 갖고 살지 못한다
나는 영영 태어나지 않을 부자가 되어 무섭게 떠돈다
땅이 사람 가슴 안에서 얼마나 여러 번 쪼개어지는가를 본다
어머니가 내 자식을 연인처럼 사랑하다
들킨 듯 웃으시는 걸 본다 그날엔

               < 그날엔 > / 이병률 

 
                   
                                    ... 藝盤 *.*        
 
Lobo - Me and You and a Dog named B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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