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들 이름을 하나씩 잊어가고 있다는 사실, 초가 지붕 밑에서
전봇대로 참새가 집을 옮겼다는 사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수
있는 교외에서는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실
을 사실대로 말할 수 있는 기쁨과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필요가
없는 기쁨, 이 두 線路 위를 달렸습니다. 내가 쉬는 곳은 쉬는 곳
이 간이역입니다. 역에서 내린 쇠스랑꽃 오랑캐꽃은 겨드랑이의
솜털이 보일 만큼 팔뚝을 높이 처들고 흔들어댔습니다. 쑥쑥쑥 빠
지면서 날리는 팔뚝, 들은 온통 태어나서 두세 번쯤 날아 보는 나
비떼 천지였습니다. 山이 내리고, 山이 내린 자리엔 빈 좌석이 앉
았습니다. 들 끝은 사방을 둘러봐도 차단기 하나 없는 어둠 속이
었습니다. 어둠 속에 흐르는 아크릴 간판 불빛을 이리저리 피하려
다 사람과 부딪히고 질서에 부딪쳤습니다

              < 교외에서 > / 신대철

 
                   
                                    ... 藝盤 *.*        
 
구름 들꽃 돌 연인_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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