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들이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나는 물끄러미 그 소리를 듣고 있다. 한 아이가 소리내어 책을 읽으면 딴 아이도 따라서 책을 읽는다. 청아한 목소리로 꾸밈없는 목소리로 오늘은 서로 바라보며 웃기만 하는 날이라고 그대는 웃으며 말한다. 나는 그대의 웃음 뒤에서 웃지 않는 그대의 쓰러진 자정을 본다. 흐린 창으로 보이는 저 무거운 하늘이 잠깐잠깐 말을 잊는 것을 곧 흩어질 비의 가쁜 숨소리를 기차표와 다시 바람부는 그대의 비워진 들판에 펄럭이는 지친 머리카락과 입술을 본다. 웃음만으로 살아있는 그대 나는 그대의 웃음을 보며 집을 짓는다 웃음으로 된 그대의 텅 빈 집을 짓는다 < 강변에서의 느린 보행 > / 이창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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