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온
옆집 여자에게
성경책을 선물로 받았다며
열심히 읽고 있는 당신.

오 주여!
그 깨알같이 작은 글씨를......
그 두꺼운 성경을......
제 아내가 읽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오, 오, 주여!!
주님의 능력은 참으로 위대하십니다.

당신은 성경을 덮더니
뭔가를 결심한 눈빛으로
계속 중얼거렸소.
'그래 교회를 나가야해.
천당엘 가야해.'

돌아온 주일
난 당신에게 이끌려
난생 처음 교회를 갔소.

당신은 초등학교 때
성탄절 선물을 받으러
교회에 가보곤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소.

난 진심으로 기도했소.
'하나님의 그 충만하신
배짱과 기술로
제 아내를 여성답게 만들어 주시어
저도
단, 하루라도
남편대접을 받아 볼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아멘.'

처음 교회를 다녀온 뒤
우린 다시 교회를
가지 않았소.
당신이 가지 말자고 하는데
내 어찌 하나님 빽만 믿고
나 혼자서 교회를 가겠소.
하나님도 일주일만에 포기하신
어마어마한 당신.

당신이 교회를 가지 않는 이유들_
밥을 먹을 때 줄서야 하고,
헌금을 하는데 비해
밥을 너무 조금 주고,
설교 시간이 너무 길어 졸립고,
모든 여자들이 나에게 너무 친절하고,
언제 '아멘' 해야하는지 몰라
소외감을 느끼고,
찬송가를 빨리 찾기가 힘들고,
다음주에 입고 갈 옷이 없다고......

주여,
이 돼지 같은 양을 용서하옵소서.

 
             < 교회 > / 정재윤
  
 
                                       
                                      
                                          ... 藝盤 *.*        
 
George Harrison-Give Me Love (Give Me Peace On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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