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나는 삼나무 숲으로 흘러가는 강을 따라
길고 긴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어느날 나는 거대한 삼나무 숲으로 들어갔다가,
어떤  방랑자가 갈겨 쓴 듯한,
이 삼나무의 연륜이 설명되어 있는 표지를 발견했습니다.

삼나무가 정말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아마 깨닫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표지에는 삼나무가 이만큼 컸을 때 부처가 태어났고,
이만한  크기일 때 예수가 태어났으며,

또 이렇게 거대할 때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었다는 등등의 말이 씌어 있었습니다.  
마지막 귀절에서 그 방랑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한 나무가 죽어서 땅 위에 쓰러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세균은 서서히 그 나무를 분해시키기 시작한다.   몇년이 흐르면 그 나무는 
땅 속에 녹아 들어가 다른 나무들이 살 수 있도록 자기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돌려 준다.」
그것이 과연 터무니 없는 일일까요?  

갑자기 나는 이것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읍니다.  
어쨌든 결국에 가서는 우리도 무언가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 삼나무의 놀랍고 끊임없는 생(生)의 과정처럼 말입니다.  인생의  목적은,
적어도 우리가 살아 있음을 자각함으로써 우리의 인생을 좀더 새롭게  생각하고,
아끼고,
영위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한 레오 로스텐의 말은 아마 옳은 것 같습니다.

                              <한 나무가 죽어서> / 레오 버스카글리아


                                                     ...藝盤예반 *.* 



시인과 촌장 - 좋은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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