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으로 부드러운
가지를 드러내는 버드나무들이
바람의 방향 따라 흔들리는 걸
보며 나는 옥수수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마루를 닦기 시작한다
책들을 치우고 의자를 옮기고
쓰레기통을 비운 뒤 구석구석
물걸레질하다 보면 현관으로는
햇빛이 들어와 물살처럼 고이고
바람이 산 밑으로 쓸리면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로
철새들이 말하며 가는 것을 본다.
순간 나는 몸이 달아오르는 걸 느낀다
오늘 같은 날은, 나를 상자 속에 가두어
두고 그리운 것들이 모두 집 밖에 있다.

   < 독신의 아침 

                                                     / 최하림       
 
                                                       ... 藝盤예반 *.*              
 


Alone Again (Naturally) · Diana Krall · Michael Bublé
























 

'The Mirror Of S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나그네' ♬  (0) 2024.11.28
'딸아! 연애를 해라!' ♬  (0) 2024.11.08
'달팽이집이 있는 골목' ♬  (0) 2024.10.31
'두고 온 것들' ♬  (0) 2024.10.24
'나는 지금도 미루나무 숲에 있다' ♬  (0) 2024.10.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