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으로 부드러운 가지를 드러내는 버드나무들이
바람의 방향 따라 흔들리는 걸
보며 나는 옥수수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마루를 닦기 시작한다
책들을 치우고 의자를 옮기고
쓰레기통을 비운 뒤 구석구석
물걸레질하다 보면 현관으로는
햇빛이 들어와 물살처럼 고이고
바람이 산 밑으로 쓸리면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로
철새들이 말하며 가는 것을 본다.
순간 나는 몸이 달아오르는 걸 느낀다
오늘 같은 날은, 나를 상자 속에 가두어
두고 그리운 것들이 모두 집 밖에 있다.
< 독신의 아침 > / 최하림 ... 藝盤예반 *.* Alone Again (Naturally) · Diana Krall · Michael Bubl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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