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 산동네의 밤이 깊다 고단한 하루를 마친 사람들이 노루들의 잠자리나 되었을 법한 산속으로 머리를 눕히러 찾아드는 곳 힘들여 올라왔던 길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몸 더럽히고 흘러내리는 하수도 물소리 숨찬 산중턱에 살고 있는 나보다 더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 많아 아직 잠 못 이룬 사람들 많아 하수도 물소리 골목길 따라 흘러내린다 전봇대 굵기만한 도랑을 덮은 쇠철망 틈새로 들려오는 하수도 물소리 누가 때늦은 목욕을 했는지 제법 소리가 커지기도 하며 산동네의 삶처럼 경사가 져 썩은내 풍길 새도 없이 흘러내리는 하수도 물소리 또 비린내가 좀 나면 어떠랴 그게 사람 살아가는 증표일진대 이곳 삶의 동맥처럼 새벽까지 끊기지 않고 흐르는 하수도 물소리 물소리 듣는 것은 즐겁다 쇠철망 앞에 쭈그려 앉아 담배를 물면 달의 눈물 하수도 물소리에 가슴이 젖는다 < 달의 눈물 > / 함민복 ... 藝盤예반 *.* Down by the River - Neil Young · Crazy Hor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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