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한낮은 햇빛 가마터다
달궈진 태양이 먹빛으로 빚어지는 오후
그림자가 뚜벅뚜벅 골목을 가고 있다
태양은 제 몸을 달궈 가장 어두운
그늘 하나씩 만들어주는 셈,
뜨거운 최후까지 검은 빛으로
반대편을 반사한다
태양을 향한 직립이 담벼락 그림자를 휜다
길 한 켠 나무 아래로
두 개의 그림자가 교차해간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서로에게
그늘의 경계를 지워 가는 것
바람이 햇살에 담갔다 올린 나뭇잎이
유약을 입은 듯 반짝이고 있다
담벼락에 그림자 문양이 하나 둘 스치고
발걸음은 물레처럼 골목을 회전시킨다
뜨겁게 재벌구이 되는 오후가 지나면
가로등이 높은 곳에서 몸을 데우며
둥근 저녁을 빚어놓을 것이다
세상의 굴곡은 거대한 도공의 손길이다

    < 그림자 

                                           / 안시아
                                                                                               
                            ... 藝盤예반 *.*
 



Starland Vocal Band - Afternoon De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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