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오솔길의 길목에 서고
싶을 때가 있다
쏟아진 함박눈에 주위의 사물이 몽땅 묻히면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새삼 궁금해지듯
안개 속에서 걸어나오는 사람이 누구이든
그를 반기고 인사하고 싶어진다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지만 그런 일들이 결국
무가치하고 후회스런 일로만 남기도 한다
어차피 우리네 삶이란 게
그런 것일 지도 모른다

안개 낀 오솔길에 서서
사람들의 얼굴에 그려지는 슬픔과 노여움을
설령 기쁨일지라도
바라보기엔 마음이 혼탁하고 심란하지 않도록
그저 기억의 저편처럼 초연하게
안개 속에서
잔잔한 마음과 나직한 음성으로
서로를 느끼고 싶다

평소 잘 아는 오솔길일지라도
짙은 안개에 쌓일 땐 그 속에서
새로운 무엇이 생겨 신비스런 형상으로
나타날 것만 같다...



          < 안개 > / 안재동

                                                                             
                                               ... 藝盤예반 *.*
 




안개 걷히는 날 - 신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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