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씨 때문에 호남 쪽 여행을 취소하고 친구 넷, 하룻밤 아무 데나 가자며 떠난 늦은 오후의 춘천 가는 길. 이 낮은 산이 저 낮은 산으로 이어지고 산과 산 사이를 다듬어 채우는 비안개. 산 밑을 따라가는 강줄기 사이에서 구질스런 풋정만 신음 소리를 내는구나. 옛날인가, 아버지의 산소도 지나온 지 오래고 경춘선 정도의 기차가 동행의 기적을 울리네. 내 친구 의사 짐에게는 흥겹게 캠프 케이지로 가는 길. 오래 구겨진 몸으로 춘천 가는 길. 2 안녕하세요, 당신 몇 장의 바람이 우리를 지나간 뒤에도 상수리나무는 깊이 잠들어 코 고는 소리를 내고 우리도 그렇게 태평한 하룻밤을 가지고 싶네요. 돌아다보면 지나온 길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몸 저리는 아픔이겠지만 낯선 풍경 속에서 아직도 서성거리는 안녕하세요, 당신 그 어디쯤, 생각과 생각 사이의 공간에서 귀를 세우고 우리들의 앞길을 엿듣고 있는 같은 하늘 아래 근심에 싸인 당신, 당신의 탄식이 문득 우리를 불 밝혀주네요. 너에게 주노라, 세상이 알 수도 없는 평화를--- 너에게 주노라, 너에게. 세상이 알 수도 없는, < 춘천 가는 길 > / 마종기 ... 藝盤예반 *.* 김현철 - 춘천가는 기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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