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 덩이 흙이다 새까만 한 덩이 연탄 바람이 숭숭 구멍 뚫고 간 가슴 보이지 않는 눈 외칠 수 없는 입 들리지 않는 귀 구멍마다 어둠이 들어찬 우리 새까만 한 덩이 흙이다 사랑이여, 어두워진 세상의 지층에 눌려 숯이 된 가슴 가슴들 구멍난 관절마다에 얼음이 맺힌 우리 한 덩이 흙일 뿐이다 그러나 사그러져가는 밑불 위에 새 연탄을 얹으면 마침내 제 가슴 한복판에 불을 지르고 그 불타는 뜨거움으로 살아나는 연탄처럼 지친 그대 가슴에 가슴 포개어 화상으로 확인하는 아, 아픈 살아있음이여 이윽고 말갛게 타버린 고운 연탄재처럼 가벼워진 어둠의 무게로 돌아갈 때 부끄럽지 않을 우리 한 덩이 검은 흙이다 < 연탄을 갈면서 > / 복효근 ... 藝盤예반 *.* Shirley Bassey - Light My Fi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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