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눈부신 해를 바라는 해바라기보다 은은한 달을 맞이하는 달맞이꽃이 나는 마음에 든 다. 다시 말해 보자. 나는 밝음을 바라는 꽃보다는 밝음을 맞이하는 꽃이 더 마음에 든 다. 흑점이 있는 태양을 바라보다 검게 타버리는 해바라기보다, 달을 맞이해 벙그는 달 맞이꽃들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초가지붕 위의 박덩어리들도 달을 맞이하 고 나서는 임신해, 보름달처럼 둥글고 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밝음과 합일하려 했 던 사람들, 고요하면 맑아지고 맑으면 밝음과 통한다는 옛말도, 몸이 밝음과 한 덩어리 를 이룬, 온 우주를 빗속 깊이 삼켜본 사람의 입에서 터져나왔을 것이다. < 벙그는 달맞이꽃 > / 최승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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