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들의 미소까지 주름 골에 골골이 간직한 아주머니 버스에 탄다 손에는 작은 양동이 들려 있고 그 안에는 역삼각형의 칼과 때묻은 수건이 들어 있다 버스가 출렁이며 출발하자 바닥에 놓였던 물통이 넘어진다 칼과 수건이 바닥으로 흩어진다 칼은 거리의 불법 벽보를 난도질하며 꿈을 다듬기 시작한다 잘 짜 맞춘 지줏대가 선다 버스가 가다 서기를 반복할 때마다 사람들이 손발에 힘을 주며 벽을 일으켜 세운다 언젠가 버렸던 빨간 기와들이 돌아와 제자리를 찾는다 아침 시간에 쫓기는 초조함을 이겨내는 힘찬 버스 엔진 소리가 파란 대문을 이겨내는 뒤틀린 팔과 입이 제자리를 돌아온 아들을 끌어안는다 나는 발밑에서 칼을 주워 양동이에 넣는다 집은 양동이 안으로 사라지고 꿈에 기대어 놓은 아저씨의 목발이 텅 빈 한쪽 바짓가랑이 속을 꽉 채운다 버스안에 가득한 꿈이 마을버스를 밀어간다 어둡고 긴 길을, < 꿈이 마을버스를 밀어간다 > / 김일영 ![]() ... 藝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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