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리고 나는 고향과 나 사이의 시간이 위독함을 12월의 창문으로부터 느낀다 낭만은 그런 것이다 이번 생은 내내 불편할 것 골목 끝 슈퍼마켓 냉장고에 고개를 넣고 냉동식품을 뒤적거리다가 문득 만져버린 드라이아이스 한 조각, 결빙의 시간들이 피부에 타 붙는다 저렇게 차게 살다가 뜨거운 먼지로 사라지는 삶이라는 것이 끝내 부정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손끝에 닿는 그 짧은 순간에 내 적막한 열망보다 순도 높은 저 시간이 내 몸에 뿌리내렸던 시간들을 살아버렸기 때문일까 온몸의 열을 다 빼앗긴 것처럼 진저리친다 내 안의 야경을 다 보여줘버린 듯 수은의 눈빛으로 골목에서 나는 잠시 빛난다 나는 내가 살지 못했던 시간 속에서 순교할 것이다 달 사이로 진흙 같은 바람이 지나가고 천천히 오늘도 하늘에 오르지 못한 공기들이 동상을 입은 채 집집마다 흘러들어 가고 있다 < 드라이아이스 > -사실 나는 귀신이다 산목숨으로서 이렇게 외로울 수는 없는 법이다 - 김경주 ![]() High and Dry - Radiohe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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