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를 돌아서다가 튀어 나온 돌멩이를 보지 못하고 무릎이 찍혔다
아직 손등의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는데 몇 방울 피 맺힌 것을 보고 아
내는 칠칠맞다고 했다 나는 몸에 큰 흉터 있으면 오래 살 거라던 점쟁
이의 말을 들어 다 내가 살아 남으려고 액땜한 거라 말했다 기억의 아
슴한 산모롱이를 돌아 나올 때부터 지금까지 몸의 어디건 상처 하나는
가지고 살아왔다

  뒤돌아보면 상처의 길이 아득하다 지나간 희망이나 사랑은 모두 내 몸
에 붉은 금을 그렸다 아프다 내 오랜 사랑인 그대를 생각하면 세상을
다시 살고 싶어진다 아픈 것이 어디 내 몸뿐이랴 내 발에 채인 돌은 느
닷없는 발길질에 얼마나 놀랐을까 나와 만나 깨어지거나 버려진 자들
은 얼마나 많았던가 나와 만나면 모든 것이 망가졌다 타버린 담배 폐
차된 자동차 망가진, 그대

으스러지거나 커다란 흉터가 남은 게 아닌데
작은 상처에 아파했던 것은
죄스러운 일이다 혼자인 밤이면
상처 입은 짐승들이
주위를 가득 채운다

따뜻하다


            < 상처가 나를 살린다 > / 이대흠 

                                                                       
                                                                                           ... 藝盤예반 *.*
 


ELO (livin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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