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일이면 한번 다니러온 차들로
골목골목이 빽빽한 좁은 마을 길
무심코 후진하다 호박덩굴을 밟았다
얼른 빠져나가려는데
어린 호박잎과 덩굴손이 함께 이겨져
타이어에 금세 초록 물이 들었다
어쩔 줄 몰라 차에서 내렸는데
짓이겨진 덩굴 건너
노란 등불 환하게
호박꽃 피어 있었다
모르는지 아는지
잘려 싫은 내색도 없이
짓이겨 남겨진 덩굴 건너편
그곳에서
예수처럼
부처처럼
어머니처럼
호박꽃 빙긋이 웃고만 있었다
< 호박꽃 > / 윤봉한 구름 들꽃 돌 연인 · 해바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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