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림을 하며 배를 신나게 두드리고, 늘씬한 여자가 지나가면 아예 멈춰서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편지를 주면 스무 통에 한 번쯤 열 줄 남짓 답장 주고, 전화를 하면 "응" 하는 다섯 마디 정도 말하고, 주먹만한 구멍이 뻥 뚫린 스웨터를 아깝다며 사시사철 입고 다니고, 참나무통 맑은소주 한 병 주머니에 쑤셔 넣곤 식당에 가서 "아줌마, 이거 마시던 건데, 여기서 먹을랍니다" 하고, 내 생일 잊고 지나치더니 느닷없이 몇 달 뒤에 선물을 주고, 알고보니 내 성씨도 모르고 있고, 소중한 화구박스 들어준다더니 공중화장실에 갖고 들어가 쾅 소리나게 내려놓고 볼일을 보는 그런 너를 사랑하는 건 내 눈이 굉장히 나쁘든지, 네가 내 눈에 안경이든지 < 제 눈에 안경이겠지 > / 장미영 ![]() 10cm - 내 눈에만 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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